우리 아이의 미디어 시청, 어떻게 활용하고 계십니까?
가정뿐 아니라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의 미디어는 울고 보채는 아이를 달랠 최고의 유혹으로 느껴지죠. 하지만 만 24개월 미만의 어린 영아에게는 미디어의 시청을 자제하라는 의사 및 전문가의 의견이 있고, 영유아 검진 때마다 들려오는 의사의 따끔한 한마디에 달콤한 미디어의 유혹이 참으로 얄궂게 느껴지셨을 겁니다. 하지만 아이의 나이가 만 2세를 넘어가며 많은 부모님이 조금은 느슨해진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미디어를 허락하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올바른 미디어의 시청’이 언제나 어디서나 아이가 원할 때마다 내어주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아이들에게 ‘올바른 미디어의 시청’의 힘을 길러줄 수 있을까요?
미디어가 영유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속해서 화두에 오르는 토론의 주제입니다. 미디어는 아이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고, 상상력을 계발하도록 돕는 귀중한 교육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주의 집중 시간 감소, 수면 장애, 공격적인 행동 등 영유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영유아는 미디어 노출을 제한하고 그들이 시청하는 콘텐츠가 발달적으로 적절하고 그들의 가치와 신념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부모와 보호자는 자녀가 미디어를 시청할 때 자녀가 보고 있는 내용을 이해하도록 돕고, 자녀가 가질 수 있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영유아를 위한 미디어 소비와 관련하여 잠재적인 이점과 잠재적인 단점을 모두 고려하여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PC, OTT 서비스가 활발해짐에 따라 영유아 콘텐츠도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책, 포스터 등과 연동되어 다채로운 활동이 가능하고, 무거운 책 여러 권을 챙길 필요 없이 가벼운 태블릿 PC 하나로 외출이 산뜻해질 수 있게 되었죠. 아이들도 이전과 달리 다양한 기기와 채널을 통해 미디어를 접하고 있습니다. 교육용 전자기기, 게임과 프로그램도 새롭게 출시되어 아이들은 미디어에 많은 시간이 노출되어 있고, 그로 인해 해마다 미디어 중독에 빠진 유아 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통제력을 가지고 미디어의 장점만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려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미디어 시청을 무조건 제한하자니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원하는 만큼 전부 보여줄 수 없어 난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미디어를 ‘절대 보지 못하게 막는 것’보다는 ‘아이 스스로 잘 끌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디어를 끄는 힘, 즉 ‘자기 조절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 과정을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볼까요?
1. ‘시간제한’보다는 ‘프로그램 편 수’를 세기
‘몇 시까지 보는 거야’ 보다 ‘몇 편까지 보자‘라고 말해보세요. 재미의 절정에서 꺼야 하는 상황이 오면 아이들은 물론 어른도 쉽지 않습니다. 영상 회차가 끝나는 시간을 잘 파악해 둔 뒤, ’이편까지만 보는 거야‘ 라고 말해 해당 편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합니다.
2. 끄기 10분 전 예고하기
익숙한 프로그램 한 편이 끝났다고 해서 갑자기 꺼버리지 마세요. 아이에게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10분 남았어‘ , ‘끝나려면 5분 남았네!’라는 식으로 끝나는 시간을 예고해주세요.
3. 분위기 전환하기
미디어를 끄고 나면 울거나 떼를 쓰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재빨리 분위기를 전환해주세요. 다른 놀잇감으로 관심을 돌리거나 외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아이가 떼쓰는 행동을 지적하기보다는 ’ 약속대로 끈 건 정말 잘했어’라고 ‘미디어를 껐다’는 사실을 칭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조금 더 미디어와 멀어지는 관계를 원하시나요?
막무가내의 ’절제‘가 아닌 아이가 원하여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1. 미디어가 없는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집안에 스마트폰, PC, 태블릿, 게임기기 등 전자 제품이 허용되지 않는 공간을 조성해 주세요. 미디어의 자리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가족의 대화와 편안하고 온전한 수면이 대신하기 때문에 부엌(식탁)과 침실은 전자 기기로부터 독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시청 시간을 제한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아이가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미디어에 쏟고 있다면, 시청을 제한하는 이유에 대해 깊이 이야기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아이가 규칙에 대한 정당성을 이해해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지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대부분 만 24개월 전후로 조금씩 규칙을 이해하며 지키고자 하는 ‘의지의 행동’이 생겨납니다. 또 미디어 노출의 위험성과 나이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선정해야 하는 이유를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3. 미디어가 필요 없는 활동을 찾아주세요.
아이가 미디어에 빠져 그 안에서의 즐거움만 찾는다면 의존성이 점차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미디어 없이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찾아보고 참여하도록 장려해야 합니다. 바깥 놀이, 보드게임, 독서, 수조작놀이 등 아이가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놀이를 함께 해주세요.
4. 미디어 시청을 보상이나 훈육으로 사용하지 말아주세요.
미디어 시청을 특권으로 정하여 아이가 잘했을 때 주거나, 잘못했을 때 빼앗는 방식은 좋지 않습니다. 미디어의 제한을 훈육의 목적으로 사용하기보다 시간을 따르도록 권한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미디어와 건전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함께 힘쓰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모든 것에는 반드시 아이와 부모의 긍정적이고 즉각적인 상호작용이 필요합니다. 미디어의 많은 장점 속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일방적‘, ’수용적‘ 작용이라는 것입니다.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띤 아이의 표정을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 시각 우리 아이는 미디어를 통해 일방적인 소통을 수용하는 중입니다. 친구•형제 또는 부모와 소통처럼 즉각적이고 탄력적으로 반응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미디어와 아름다운 동행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긍정적인 수다스러움‘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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